연꽃축제 2010년 11회 종식…郡花, 국화축제 타 지역 뺏겨
낙지잔치 5회·양파축제 1회…차별화 없는 특산품 축제 원인 
  무안군이 양파·마늘축제 1회, 국화전시회 9회, 갯벌낙지잔치 5회 등 생명력을 잇지 못하고 폐지하더니, 올해는 12회를 이어온 ‘무안백련축제’마저 축제 실패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막을 내리자, 전국에서 유일하게 ‘축제 없는 지자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지역축제는 지방자치 시대가 시행되면서 지역 홍보와 경제 살리기 및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전국 자치단체에서 도입하여 취지와 상응한 효과를 보았다. 그러나 유사한 내용의 각종 축제가 난무함에 따라 생명력을 잃고 예산만 탕진한 축제도 주류를 이루자 정부가 축제 통폐합을 주도하고 나서는 촌극을 빗기도 했다.
 
  한편 차별화 된 전략과 창조적 기획력으로 축제를 통해 성공을 거두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세계적 축제로 도약하며 주민들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지역도 상당수에 이른다. 인근 강진청자축제와 함평나비축제 및 국화축제와 꽃무릇축제, 신안군 섬지역 임자도 튜울립축제, 영암군 무화과축제, 영광군 단오제 및 굴비축제 등과 나주 반남국화축제의 고분군을 접목 시키는 등은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무안군은 2009년 제10회를 마지막으로 연꽃축제를 종식하고, ‘2011 무안 백련 문화마당’으로 옷을 바꿔 7월 15일 ‘일로품바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8월 13일까지 매주 토요일 ‘무안 백련 토요 문화마당’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행사로는 △품바 명인 공연 △청소년 문화의 날 운영 △전국 연요리 경연대회 △퓨전 국악으로 여는 연바람 음악회 △정통품바 초청공연 △생활음악 7080 △무안들노래 시연 △음악동호회 공연 등이 펼쳐진다고 한다.

  무안 일로 회산에 있는 백련(白蓮)은 불교에서는 천상사화(天上四華=백련·황련·청련·홍련)라 불리며 세계 15억 불교인이 숭상하는 자연이다. 어쩌다가 수난을 겪는 백련으로 전락했는지 답답한 심정이다. 

  무안군은 2010년 11월 7일 ‘연산업축제’를 2011년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1997년 동양 최대면적(33만여㎡ㆍ10만평)을 자랑하는 일로읍 회산백련지에서 처음 개최된 연꽃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지정되는 등 축제와 연계 특산품 판매를 통한 지역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대한민국 연산업축제’로 이름 바꿔 분투했으나 결국 관광객 감소와 차별화 전략 미비 등으로 축제 경쟁력을 잃고 폐지라는 오명을 남겼다.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사연도 있었다. 축제기간이 한더위인 8월 여름축제로 무더위 속에 행사를 준비하는 공무원의 창조력 저하와 관광객의 참여율 저조 및 전국에서 같은 축제가 난무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축제 영속에 대한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었다.

  그러나 무안군은 회산 백련지는 동양 최대라는 규모와 연꽃의 향기와 연잎의 출렁이는 문화를 향유하는 많은 애련인(愛蓮人), 불교라는 절대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어 세계적 축제로 도약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자원이었으나, 홍보와 기획력, 창조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서글픈 현실을 맞이했다.  

  또 가을축제인 국화축제도 연꽃축제와 더불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8회에 걸쳐 개최되다 인근 함평군의 ‘국향대전’의 벽을 넘지 못하고 폐지라는 운명을 맞았다.

  함평군은 2004년부터 ‘대한민국 국향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국화축제와 차별화 전략에 성공하며 매년 3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대성공을 거두면서, 금년에는 조계종 총본산 서울 조계사에서 3억여원을 제공, 국향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국화는 당시 무안군 군화(郡花)로 지정돼 있으나, 독창적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군화(郡花)인 국화가 타 자치단체의 국화축제에 떠밀려 폐지 당하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무안갯벌낙지축제는 무안의 대표수산물인 세발낙지를 전국 유명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2002년 첫 개최되면서 유명세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이후 새로운 창조적 발상이 접목되지 못하며 축제가 성격이 없는 ‘속빈 강정’이라는 여론이 비등하자 2006년 5회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그러나 낙지 분포가 같은 해역권인 신안군이 2년 후 2008년 ‘낙지축제’ 개최와 더불어 낙지부화에 성공, 어족자원 보호에 성공을 거두며 무안군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실패 할 수 없는 낙지축제를 무안군은 결론적으로 실패라는 태생의 한계를 스스로 보여준 결과물인 셈이다.

  무안 ‘양파·마늘축제’는 어떠한가. 2003년 5월 단 1회를 끝으로 폐지되었다. 특히 양파는 무안의 대표농산물로서 전국대비 재배면적이 약 20%를 점유하고 있다. 당연히 축제를 할만도 하다. 빈약한 축제 기획력을 여실히 보주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무안 대표수산물 중 하나인 숭어가 겨울철 별미로 떠오르며 2001년 1월1일 해맞이행사가 처음 열린 이후 2003년 ‘숭어 큰잔치 및 해맞이 축제’로 이름을 바꿔 개최했으나 2004년 길지 않는 생을 마감했다.

  무안군의 지역축제 생명력을 영속 시키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은 근시안적 사고로 축제의 내용에 전통문화와 축제 대상물이 갖는 독창적 발상이 뒤따르지 못한데 있다.  

  먼저 시작하고도 축제 기획력 부족에 의해 타 지역에 빼앗기고서도 원인을 흥행 실패로 돌리는 안일한 태도가 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오랜 역사문화를 이어 오고 있으면서도 전국에 지역 특산품과 문화를 알리는 지역축제 하나를 건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지역민과 향우와 공직자는 고민해 봐야 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