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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고蘆嶺鼓 - 阿鼻叫喚 세상이 도탄에 빠졌다
 
이민행 대표기자 기사입력  2023/05/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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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은 일본 침략 ‘임진왜란’ 발발한 날

올해 5월은 일본의 근본을 잊은 듯 시끄럽다 

그리고 23일은 ‘사람 사는 세상’ 그리운 날

 5월을 ‘신록의 계절’이라 부른다. 신록(新綠), 생각만 해도 연녹색 푸름의 상쾌함이 코끝을 스친다. 또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부모의 소중함과 스승의 존엄함을 숭상하여 어린 후손들이 보고 배우게 하자는 뜻에서 칭(稱)했을 것이다.

 그런다고 5월이라 하여 마냥 들뜬 마음으로 설레는 계절은 아닌 것 같다. 1592년 23일은 일본 침략전쟁 ‘임진왜란’과 1871년 23일 미국 침략전쟁 ‘신미양요’가 일어났고, 1949년 20일은 ‘국회 남로당 프락치 사건’, 16일은 ‘5.16 쿠테타’가 일어났다. 그리고 2023년 5월은 임진왜란의 일본 침략전쟁이 일어난 달인지도 모르는지 나라가 일본 때문에 시끄럽다.

 5월 23일은 ‘사람 사는 세상’을 펼치셨던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 날이다,

 며칠 후면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부처님께서는 “罪無自性從心起(죄무자성종심기), 죄는 본래 없으며 마음 따라 일어난다”고 하셨다.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등지게 한 숱한 잘못들이 많지만 이렇게 생각 하실 것 같다. “모두 본래 죄를 타고난 것이 아니라 시절 따라 죄가 만들어 졌다”고 용서하시며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고 계실 것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미나미 총독이 조선불교 31본산 주지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만공 대선사는 “데라우찌 전 총독이 반포한 사찰령은 조선 불교의 계율을 문란하게 했을 뿐더러 종교적 정통과 순수성을 뿌리 채 흔들어 놓았다”며 無間地獄(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무간지옥이란, 아비지옥(阿鼻地獄)으로도 불리는 지옥 중에서 혹독한 지옥으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은 여기서 비롯된 말이다.

 세상이 아비규환의 도탄(塗炭)에 빠졌다. 화마(火魔)의 참사가 연달아 발생하고, 국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져 많은 사람이 괴로움을 당하며 울부짖는 참상이 일어나고 있다. 정치와 정권이 모두 미쳐 날뛰고 있기 때문이다. 민중의 애환을 달래주기 위해 미친 듯이 뛰는 광대(廣大)가 아니라, 민중은 안중에도 없이 어리석게 미쳐 날뛰는 광대(狂?)가 판친다.

 각설이타령 중 일본 총독 데라우치 집으로 동냥하러 간 대목이 나온다. “망국(亡國)의 거렁뱅이가 신민(新民) 나리 댁에 적선 왔다”며 부른 타령이다. “오늘 아침 얻은 한푼 나리한테 바치고, 오늘 저녁 얻은 쉰 밥 나리 개한테 바친다”며, “나리~ 나리~ 개에 나리~”라고. 일제 때 각설이도 나라 잃은 설음을 ‘개(狗)나리’라 부르며 달랬다. ‘동냥’은 불교용어 동령(動鈴)으로 스님들이 탁발 나설 때 요령을 흔들고 다닌 데서 유래된 말이다. 

 요즈음 ‘광대’라는 가요 가사다. “남들이야 즐거워서 껄껄 웃지만, 모두들 신이 나서 춤을 추지만. 남몰래 아픈 사연 가슴에 안고, 웃으며 노래한다 분단장하고... 찌글어진 깡통에 인생을 담아, 오늘도 춤을 춘다, 어릿광대가.”라고 노래한다. 민중들의 애환을 담아 부른 노래이다.

 각설이타령에 “남인들은 북인 치고, 서인들은 동인 치고, 소론들은 노론 치고, 임금은 하늘 치고, 백성들은 땅을 친다”고 했다. 5월 23일은 임금이 하늘에 군림하고, 국민이 땅을 기는 세상이 아닌 정치고 사회고 사람이고 ‘사람 사는 세상’을 열어 박수 치고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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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5/15 [14:04]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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