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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고蘆嶺鼓 - 유세·토론 무시한 희한한 무안군의원 선거
CEO 편집인 이민행
 
CEO 편집인 이민행 ㅣ 기사입력  2011/10/21 [12:16]
 
  大學에 “물격이후(物格而後)에 지지(知至)하고 지지이후(知至而後)에 의성(意誠)”이라고 했다. 즉 “사물의 이치가 이른 뒤에 앎이 지극하고, 앎이 지극한 뒤에 생각이 진실해진다.”는 말이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서 후보자가 지니고 있는 이치를 판단하고 알려고 하며, 그것을 토대로 올바른 후보자의 생각을 판단하고 진실하게 투표에 참여하여 선량을 뽑는다. 

  지난 15일 무안군민은 많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무안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무안군 가선거구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가 개최된다고 해서 말이다. 그런데 이 토론회가 무산됨에 따라 잔뜩 부풀었던 기대감 탓이라 상실감 또한 큰 것도 사실이다.

  인근 함평군 도의원 보궐선거와 장성군 도·군의원 보궐선거는 토론회와 거리유세를 통해 선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을 볼 때 많이 비교돼 보여 더욱 안타깝다.

  무안아카데미 측에 의하면, 민주당 이병호 후보 측에서는 토론회에 응했으나, 무소속 정찬수 후보 측에서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무산되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10.26 보궐선거가 민주당 이병호 후보 측만 거리유세를 진행하며 호소와 지지를 부탁하고 있어 가뜩이나 후보자 정보에 메말라 있는 상황에 토론회마저 성사되지 못해 심히 아쉬움이 따른다.

  정말 “희한한 선거이다.”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유세도 민주당 이병호 후보 한쪽에서만 하고 있다. 무소속 측은 토론회는 거부했으니 그런다고 치고, 유세 자체가 없다. 유권자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것으로 ‘정말 희한’한 선거다. 

  더욱 가관인 것도 있다. 어떤 민주당 소속 의원은 자기가 정치에 입지할 때는 민주당 내세우며 민주당 이름으로 당선해 놓고 자기 당 공천자를 돕지 않고 타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정말 희한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것뿐이랴. 민주당 소속 도의원, 군의원들이 자기 당 후보가 출마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 옷을 입고 유세장에나 선거전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양복 입고 넥타이 메고 뒷짐 지고 섰다. 타 시군은 민주당복을 입고 야단법석인데 말이다. ‘정말 희한한’ 선거다.

  공천과정에 대해 반발하는 세력은 어느 때던 있게 마련이다. 불만을 품을 수도 있고 반기를 들을 수도 있다. 필자도 그런 위치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 이에 대해선 공감하는 바이나, 당의 이름으로 당선하고서 반기를 들고 나서는 모양새는 그리 썩 좋게 보이지 않을뿐더러 군민도 그리 고운 시선으로 주시하지 않고  ‘정말 희한’하게 쳐다 볼 것이다.

  선거라는 게 국민과 유권자에 사전 검증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사전 검증을 통해 유권자는 정당 공천자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무소속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 판가름하며 투표라는 이름으로 권리를 행사한다.

  선거 유세도 없고, 토론회도 없는, 군민 무시의 독단이 아무런 부끄런 의식도 없고 스스럼 없이 자행되고 있는 ‘희한한 선거’ 현실을 보며 착잡함을 금할 길 없다.

  孟子 盡心章句上에 “무위기소불위(無爲其所不爲)하며, 무욕기소불욕(無欲其所不欲)이라”고 했다. 즉 “그 하지 아니하는 바를 하지 말며, 그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하고자 하지 말라.”는 말이다.

  유세가 되었던, 토론회가 되었던, 군민이 하지 말라고 했으면, 하지 않아야 민중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군민이 원한다면 그 뜻에 따르는 것이 도리이고 민중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이것이 후보자의 올바른 자세이다.

  시경(詩經)에 “소찬(素餐)을 않는다.”고 했다. 즉 “공밥을 먹지 않는다.”는 말이다. 민중에 향해 최소한의 도리라도 지키는 정치인이 되자. 그래야 ‘공밥 먹는다’는 말은 듣지 아니 하겠는가?
 
기사입력: 2011/10/21 [12:16]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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