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미래도시를 포함한 무안기업도시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되었다. 9년간의 광기가 알고 보니 한바탕의 헛꿈이었구나, 쓴웃음으로 자위하고 말 수도 있지만, 헛꿈치고는 너무도 심각하게 지역사회의 뿌리를 뒤흔들어놓았기에 그것을 진지하게 되짚지 않을 수 없다.

 9년 동안이나 수십조 투자를 들먹이며 수많은 대중을 환상과 맹동에 빠지게 하고, 삶을 헛짚게 했던 그 엄청난 사건에 대해서 평가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교훈을 얻을 수도 진일보할 수도 없는 것은 물론, 그와 비슷한 일이 또다시 반복되도록, 심지어 더욱 퇴보하도록 물꼬를 열어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서삼석 군수가 설마 사기치려고야 했겠나? 잘해보려다가 상황이 안 좋아서 안 되었을 뿐이지. 사업이란 본래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게 아닌가?”라고 얘기들 함으로써, 헛된 꿈에 휩쓸렸던, ‘미친 듯이 앞잡이 노릇을 했던’, ‘미쳐서 SS(독일 나찌 친위대)처럼 날뛰었던’ 자신에게 슬쩍 면죄부를 준다. 핑계를 대서 자기를 속이는 술수, 자기합리화의 방어기재(防禦器材)다.

 히틀러 패들은 옳은 자를 괴물로 묘사하고 참혹하게 공격했으나, 객관적으론 그 자신들이 미친 괴물이었다. 왜 무안에서도 그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괴물이 되고 말았을까? 개발론에 편승하여 이익을 얻고자 하는 작은 마음 마음들이 결합하여, 상호 상승작용으로 걷잡을 수 없는 집단탐욕의 질주 회오리현상을 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

 주동자는 무안기업도시를 발판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도지사가 되고 대통령도 될 수 있다는, 추종자는 충성심을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군의원도 도의원도 군수도 될 수 있다는, 일반 대중은 수백 배 땅값이 올라서 떵떵거리는 떼 부자가 되리라는, 그런 탐욕에 찬 꿍꿍이 사심(邪心) 말이다.

 게다가 이윤석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민주당이 그 흐름에 비위를 맞추고, 그것을 이용해서 뺏지를 달고, 계속 기름을 들부음으로써 온 군민의 가열 찬 대중운동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 점에서 ‘서삼석’과 ‘이윤석’은 완전히 동일한 공범이다.

 물론 사업이란 실패할 수도 있지만, 무안기업도시의 과정만은 결코 그런 식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첫째, 수십조 원 투자 MOU가 모두 헛방이었다는 게 확실히 드러났고, 새로운 MOU도 분명히 헛방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그러한 MOU를 체결하면서 이번만은 틀림없이 되리라고, ‘이번만은 된다’고 ‘군민과 정부를 속여 왔다’는 점이다.
 
 거기에다 앞잡이들은 왕왕 들끓으면서 어떠한 이의도 달지 못하게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입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에겐 험악한 음해를 가하여 아예 생업을 하기 힘들게 만들어버리고. 그래서 무안기업도시는 ‘정상적으로 추진하던 정상적인 사업의 실패’가 아니라 ‘간악한 사기극’이요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낸 사건’일 뿐이라는 거다.

 둘째, 기업도시특별법에도 나와 있지만, 기업도시란 어디까지나 기업이 주도하고 행정은 그것을 뒷받침 해주어야 하는데, 무안기업도시는 처음부터 무안군이 먼저 투자하고 주도함으로써, 사업의 성공이 주목적이 아니라, 그 주도권과 공을 군수에게 돌리고 그것을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는 게 주목적이 되었다는 거다.

 어쨌든 무안기업도시는 실패했다. 그러나 거기서 제대로 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또 다시 이러저러한 선거를 매개로 이권패거리 짓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괴물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미 죽은 서삼석에 대한 공격을 빌미로 그 뿌리를 잘라야한다고 패거리를 짓고, 서삼석 군수를 추종하던 사람들 중에선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 식으로 아직도 서삼석 씨 편을 들면서 과거의 광대극을 옹호하면서 패거리를 짓기도 한다.

 해방이 되었는데도 친일파가 독립 운동가들을 핍박하며 자기들 중심으로 나라를 만들면 나라꼴이 어쩌겠는가? 무안기업도시를 빙자하여 군민과 정부를 속이는데 앞장섰던 공직자는 이제 사직해야 마땅하고, SS((나찌 친위대)처럼 날뛰던 자들은 자숙해야 마땅한데, 아직 뒷정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 모양이 좋지 심히 않다. 제발 이런 분야에서도 환경미화 좀 하고 살면 좋겠다.

◈강임원 논설위원 약력
▲필명 강안산 ▲소설가(장편 ‘그 구멍에 그 부스러기’ 등) ▲계간지 나눔문학 운영위원 ▲무안포럼 대표 ▲무안군부정부패추방군민연합회 기획 이사 ▲kiw7224@hanmail.net/     facebook.com/ansan.kang    http://blog.naver.com/kiw7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