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국민의 눈과 귀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들어선다는 ‘이명박 대통령 사저’에 쏠려있었다.

 시사 주간지가 특종 보도한 내곡동 20-17외 3필지 528평의 등기부등본에는 기이하게도 ‘대통령실(지분 528분의 198)’과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528분의 330)’의 공동소유로 돼 있었다.

 한국이 발칵 뒤집혔다. 대통령실과 대통령의 아들이 공유한 이 땅.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후 사저부지라는 이 땅에 대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청와대는 ‘시세 상승 우려’를 이유로 아들 명의로 땅을 샀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이는 부동산실거래법 위반을 피해 갈 수 없는 변명에 불과하며, 일국의 대통령이 자신이 퇴임 후에 살 집의 땅을 차명으로 거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논란 이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 아들 이시형 씨가 대신 샀다고 해도 땅의 지분대로라면 매입비용으로 17억원을 부담해야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11억원정도만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가 즉 공동지분소유자인 대통령실이 6억원을 국가 예산으로 대신 부담한 것이다. 이는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현재 대통령실의 배임혐의를 조사하고 있고, 이를 위해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내곡동 사저 논란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인종 전 경호처장은 “이 모든 것은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사저는 결국 논현동 현 자택을 재건축하기로 했단다. 현재 기준으로 논현동 자택 건물은 멸실신고를 완료했고, 이달 중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며, 경호동도 함께 지어지면서 27억원의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형태로 지어진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다시 되짚어 봐야 할 것이 있다. 논현동에 대통령 사저를 짓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곡동 사저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사저논란 이후 한달 뒤인 12월 16일 대통령실이 매입한 용도를 폐지하고, 국유재산법 제23조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국유재산 총괄청으로 내곡동 20-17외 3필지 대통령실 지분을 이관 받았다. 또 이명박 대통령 사저는 완전히 논현동으로 바뀌어서 공사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는 여전히 내곡동 20-17번지 지분을 그대로 소유하고 있다. 청와대는 “아직 팔리지 않고 있다.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다”라고 답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땅이 팔리는 문제와 이시형씨의 소유지분 유지하고는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의 내곡동 20-17번지 땅은 대통령 사저와 전혀 상관이 없는 땅이다. 국유재산일 뿐이다.

 그렇다면 용도가 폐기됐을 때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 소유지분 문제도 해결했어야 한다. 그것이 맞는 것이다.

 대통령의 편법증여, 대통령실의 배임죄, 대통령 아들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문제가 모두 걸린 20-17번지 문제의 땅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시형 씨가 소유한 지분에는 국가 예산이 6억원이 같이 껴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통령실이 기획재정부로 해당 부지를 용도폐기하고 이관할 때 이시형 씨 소유지분도 기획재정부가 매입해서 국유재산으로 일괄 소유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대통령 아들에게 문제가 됐으니 국가에 기부 채납하라고는 할 수 없다. 그것은 누구도 강요해서는 안 되는 문제다. 그러나 이시형 씨가 땅값으로 지분한 11억에 대해서 국가는 필요할 경우에 국유재산법 제10조에 따라 취득할 수 있다. 따라서 원칙대로라면 내곡동 20-17번지 이시형 씨 소유지분은 국가가 매입해서 국유재산으로 관리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왜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가 논현동으로 결정되고, 재건축에 들어간 현재 시점까지 대통령 아들 이시형 씨 명의로 내곡동 20-17번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도의상은 물론, 실정법상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왜 국유재산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와 대통령의 아들이 공유자로 땅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검찰의 내곡동 사저 논란 수사와 별도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내곡동 20-17번지 땅에대한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 지분 정리를 촉구한다.

 이미 대통령 사저로써 용도가 폐기된 땅이고, 국가예산으로 특혜를 받은 지분인 만큼, 정부는 국유재산으로 매입하는 과정을 통해 내곡동 사저 문제를 정리하고 국유재산법의 범주 내에서 별도의 활용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