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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정예하 계사년 동안거 결제 법어
眞際法遠 大宗師 "화두를 성성하게 일념이 지속되게 혼신의 노력을 다하라"
 
鴻雲 松巖 이민행 기사입력  2013/11/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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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불교 조계종단 癸巳年 冬安居(동안거)가 11월 17일(일)부터 3개월간 진행된다. 전국 100여개 선원에서 2100여 명의 首座스님(참선수행에 전념하는 스님)들이 방부房付(안거에 참가하겠다는 신청 절차)를 들여 수행에 들어갔다.

종정예하宗正猊下 진제법원眞際法遠 대종사大宗師

 일반사찰도 동안거를 맞아 스님과 신도들도 각기 여건에 맞춰 참선수행 및 기도 정진을 한다.

 계사년 동안거는 결제 하루 전날인 지난 16일(토) 저녁 결제대중들이 모인 가운데 각자의 소임을 정하는 용상방(龍象榜)을 작성하고, 17일(일) 결제 당일 오전 10시부터 사찰별로 방장스님 등 큰스님을 모시고 결제법어를 청한 후 3개월간의 참선정진에 들어갔다.

 종정예하 진제법원 대종사께서도 계사년 동안거(冬安居) 결제일(結制日)을 맞아 전국의 수행납자(修行衲子)들을 분발토록 격려하는 법어를 내리셨습다.

 진제법원 대종사께서는 동안거 입제일(入制日)을 맞아 “금생에 이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어느 생(生)에 견성법(見性法)을 만나리오. 정법(正法)의 인연(因緣)을 간절하게 세운 자만이 이 견성법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니, 각자 화두(話頭)를 성성(星星/머리가 하얗게)하게 챙겨 일념이 지속되게끔 혼신의 노력을 다할지어다”라고 당부하셨다.


 안거(安居)란 동절기 3개월(음력 10월 보름에서 차년도 정월 보름까지)과 하절기 3개월(음력 4월 보름에서 7월 보름까지)씩 전국의 스님들이 외부와의 출입을 끊고 참선수행에 전념하는 것으로, 출가수행자들이 일정한 기간 동안 한 곳에 모여 외출을 삼가하고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鴻雲 松巖 이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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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 동안거 결제 종정예하 법어
대한불교조계종大韓佛敎曹溪宗 종정宗正 진제眞際
 
上堂(상당)하시어 拄杖子(주장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金風括地山野瘦(금풍괄지산야수)요,
月落潭空水底靜(월락담공수저정)이라.
玉轉機轉笑呵呵(옥전기전소가가)요,
直下相逢不相識(직하상봉불상식)이로다.
금풍이 땅을 쓸어버리니 산과 들이 야윔이요,
달이 못에 떨어지니 물 밑은 고요함이라.
옥을 굴리고 기틀을 굴리니 ‘하하!’라고 웃는지라,
직하에 서로 만나니 서로 알지 못함이로다.

 금일은 계사년 동안거 결제일이라. 구십 일간 정진과 독경과 계율의 三學(삼학)을 잘 연마하여 人天(인천)의 지도자가 되게끔 노력할지어다.

 금생에 이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어느 생에 見性法(견성법)을 만나리오. 과거생으로부터 부처님 전에 正法(정법)의 인연을 간절하게 세운 자만이 이 견성법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니, 각자 화두를 성성하게 챙겨 일념이 지속되게끔 혼신의 노력을 다할지어다.
 
 그래서 크게 죽었다가 크게 살아나는 경지를 얻어야사 大丈夫(대장부)의 활개를 치게 됨이니, 모든 수행자들이 화두를 들고 의심하고 의심하여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분별심이 재(회灰)가 되어서, 아무리 불을 갖다 대어도 탈 것이 없는 경지에 이르러야 됨이로다.

 그러면 가도 가는 줄을 모르고 밥을 먹어도 먹는 줄을 모르는 경지에 도달하는데, 여기에서 홀연히 형상을 보고 소리를 들을 때 마음이 활짝 열리게 됨이로다. 공부인이 이러한 경지를 얻지 못할 것 같으면 부처님의 참 진리와는 십만 팔천리 밖에서 해매이게 됨이니, 석 달 안거 동안에 생사를 떼어놓고 부단히 참구할지어다.

 昔日(석일)에 麻谷 禪師(마곡 선사)가 章敬 禪師(장경 선사)를 방문하니 장경선사께서 禪床(선상)에서 좌선 중이셨다. 마곡선사가 坐禪床(좌선상)을 세 바퀴 돌고 주장자를 들어 땅에 탁 내리쳐꽂고 서 보이니, 장경선사께서 “옳고, 옳다!” 하시었다.
 즉시에 南泉 禪師(남전 선사) 처소로 가 종전과 같이 남전선사의 좌선상을 세 번을 돌고 주장자를 들어 탁 땅에 내리쳐꽂고 서 보이니, 남전선사께서는 “옳지 못하고, 옳지 못하다!” 하시었다.
 이에 마곡선사가 “장경선사는 옳고 옳타 하시거늘, 和尙(화상)은 어째서 옳지 못하다 하십니까?” 하고 물으니,
 남전선사께서 이르시기를 “장경은 옳음이나, 너는 옳지 못함이니라. 바람의 힘으로 구으른 바는 마침내 무너짐을 이룸이로다.” 하시었다. 그러니 마곡선사가 문득 가버렸다.

 모든 대중은 세 분 선사의 문답처를 아시겠습니까? 산승이 이 세 분 선사님들의 擧楊處(거량처)를 일일이 점검하겠노라.

 마곡선사가 장경선사께서 앉아계시는 선상을 세 바퀴 돌고 서서 주장자를 들어 땅에 탁 내리쳐꽂고 서 보임에 장경선사께서 ‘옳고, 옳다!’하셨는데, 산승은, 다시 장경선사의 좌선상을 한 번 돌고 나오리라.

 남전선사의 좌선상을 마곡선사가 세 번 돌고 서서 주장자를 들어 땅에 탁 내리쳐꽂고 서 보이니, 남전선사께서는 ‘옳지 못하고 옳지 못하다.’하시었다. 이에 마곡선사가 ‘장경선사는 옳다 하였는데, 화상은 어째서 옳지 못하다 하십니까?’ 하니, 남전선사께서 ‘장경은 옳거니와 마곡은 옳지 못하다. 바람의 힘으로 구으른 바는 마침내 무너짐을 이루느니라.’ 이렇게 이르시면, 산승은, 역시 좌선상을 한 번 돌고 가리라. 그러면 畢竟(필경)에 末后一句(말후일구)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불불淸風來未休(불불청풍래미휴)요,(風+弗=바람솔솔부는 불)
山前松竹依然在(산전송죽의연재)로다.
불고 부는 맑은 바람은 쉼이 없음이요,
산 앞에 송죽들은 의연히 있음이로다.

拄杖子로 法床(법상)을 한 번 치고 下座(하좌)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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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11/24 [16:26]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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