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심 여사 "한열이를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감사하다"
 
 지난 7일 ‘이한열 열사 26주기 추모제’가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열렸다. 학생들은 이한열 열사 대형 영정을 앞세우고 교정을 돌며 영결식을 재현했다.


 이한열 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이던 1987년 6월9일 시위 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고 숨져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이날 추모제는 “한열, 민주주의 앞에서 너에게 묻는다”를 주제로 시민단체 관계자와 학생 등 1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리며 헌화와 묵념을 했다.

 고인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1987년 6월) 5일 새벽 광주에 왔던 한열이가 오늘 오후 서울로 올라온다. 시위에 참여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제가 ‘방학하면 곧바로 (광주로) 오라’고 부탁했었다”며 “아들이 차를 타고 가면서 문을 열고 ‘방학하면 빨리 올게요’라고 인사했었는데 9일 위독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배 여사는 “한열이의 모습이 자나 깨나 내 앞을 감싸고 있다”며 “한마디로 괴롭다. 한열이를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평화방송 인터뷰

 최근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종편과 일부 인터넷사이트의 5·18 왜곡에 대해 87년 6월 항쟁의 상징적 희생자였던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인간들이 하는 짓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배 여사는 6·10 항쟁 26주년을 맞아 7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지적하면서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했던 당시기억을 떠올렸다.

 배 여사는 5·18 왜곡 문제에 대해 “저는 그 문제를 보면서 이것은 인간들이 하는 짓이 아니고, 매국적인 행동이 아닌가 이런 걸 느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배 여사는 6·10 항쟁의 의의 뿐 아니라 기억조차 희미해져가는 데 대해 “아쉽기도 하고, 26년쯤 되니까 옛날로 돌아간 것 같다”며 “살다보면 남의 일 다 잊어버린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면 참 옛날인 것 같지만 전 엊그제 같다”고 전했다.

 이한열 열사가 학생시절 시국에 관심이 많았는지에 대해 배 여사는 “한열이가 지나놓고 보니 정치사회 관심 많았던 듯하다”고 전했다.

◈이한열 열사 그는 누구인가?

 이한열(李韓烈) 열사(1966년 화순 출생)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 ‘만화사랑 동아리’에서 활동하였다. 이후 ‘반전두환운동’에 가담, 1987년 시위 참여 중 전경이 쏜 최루탄을 맞고 사망하여 6월 항쟁과 6·29 선언의 도화선이 된 인물이다.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다음날 10일 열릴 예정인 ‘박종철 고문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를 앞두고 연세대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 후의 시위 도중 전투경찰이 쏜 최루탄에 뒷머리를 맞아 한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가 7월 5일 22살의 나이에 사망했다. 일부 전경이 시위진압 도중 시위대를 겨냥해서 최루탄 SY44를 총처럼 수평으로 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것이 머리에 맞은 것이다.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은 1987년 7월 9일 ‘민주국민장(民主國民葬)’이라는 이름으로 연세대학교 본관→신촌로터리→서울시청 앞→광주 5·18묘역 순으로 이동되며 진행되었다. 당시 추모 인파는 서울 100만, 광주 50만 등 전국적으로 총 160만 명이었다.

 이한열 열사의 죽음으로 전두환 정권에 대해 전 국민적인 분노를 이끌어 내었고, 6.10 항쟁과 사실상 군사정권의 항복 선언인 6.29 선언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민행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