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혜영 국회의원   © 노령신문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원 원혜영입니다.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저희 아버님께서 저에게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기준으로 바르게 할 수 있겠느냐"

  그 질문에 한 저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하나님을 기준으로는 잘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기준으로는 잘하겠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정치의 결과물들이 과연 하나님의 뜻에 100프로 부합하고 있는 지는 스스로 자신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아버님이 저에게 해주신 말씀만은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기 위한 다짐은 제 정치 인생의 가장 큰 좌우명으로 저의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

  문득 정치인생 처음에 했던 그 다짐을 다시 한번 머리 속에 떠올리게 된 건 오늘 아침 언론에 보도된 한 기사 때문입니다.

  지난 1월2일 서울의 대표적인 거대교회중 하나인 소망교회에서 일어난 폭행사건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목사와 부목사. 그리고 권사 간에 일어난 물리적 충돌, 결국 목사는 골절상을 당하고 부목사와 권사는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

  언뜻 위에 이야기만 읽으신다면 어느 이단 교회이거나 사이비성의 기도원에서나 일어났을 법한 일로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위 사건은 대한민국 거대교회 중의 하나인 소망교회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신의 말씀을 받들고 그 신앙을 일반인에게 전파하고 그 누구보다 사회도덕을 앞장서 지켜나가야 할 신의 사도들이 벌인 이와 같은 행동에 많은 기독교인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비단 이 뿐만이 아닙니다. 소망교회나 그 외 거대교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과 비리는 언론지면을 채워온 지 오래입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한국의 거대교회들. 특히나 소망교회를 중심으로 한 세력이 기독교의 본래 가치가 아닌 돈과 권력에 매몰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명박 정부들어 이명박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소망교회 인맥들의 힘과 권력에 대한 맹종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상황입니다.

  이명박(MB) 정권의 '개국공신' 가운데에서 '왕의 남자'라는 칭호로까지 불리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1981년 소망교회에서 시작된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인연은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를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만들었으며,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에도 그를 권력의 핵심으로 유지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사람과 함께 활동했다는 소망교회 이 아무개 장로의 표현처럼 "신앙으로 이어진 두 사람 간 신뢰는 교회 내에서도 남달랐다. 교회 활동도 항상 함께했다. 믿음이 깊은 사람을 쓰는 것을 일반인의 눈으로 비판만 하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그들에 대한 표현에는 사회적인 기준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인맥만을 철저히 챙기고 교회를 인맥의 발판으로만 삼고 있는 지금 거대교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습니다.

  비단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이경숙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 이두희 고려대 교수. 강경호 전 서울메트로 사장 등 이명박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각종비리와 물의에 휩싸인 사람들의 경력에는 공통적으로 소망교회라는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어느덧 소망교회는 교회라는 이름보다는 권력의 핵심으로 가기 위한 증명서와 같은 의미가 더욱 크게 자리 잡게 되었고, 이러다보니 소망교회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폭행과 충돌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비단 소망교회 뿐 아니라 여타 서울의 거대교회들 역시 각종 이권과 비리로 인해 언론지상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은 날이 갈수록 거세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얼마나 개탄스러운 일입니까?

  예수께서는 돈과 권력을 추구했던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돈과 권력을 멀리하고 질타하셨던 분입니다. 하지만 현실 권력과 돈이 교회권력과 얽혀드는 순간 교회가 가져야 할 순수하고 고귀한 의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지 모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바뀌어져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이 다녔던 출신 교회 신도라는 이유만으로 중용하는 지금과 같은 인사행태를 없애는 길. 그것이 정말 기독교 장로로서 그가 해야 될 가장 큰 책무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