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요한의 첫째 서간’에 “우리가 하느님과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300명의 선량을 뽑는 선거철이다. 후보들마다 “나는 이 지역에 무엇을 하겠다. 국회에서 큰일을 하겠다. 나는 많은 예산을 따오겠다.”며 모두 다 표를 얻기 위해 유권자와 친교를 맺으려고 갖은 언동을 동원하며 다가선다.

 親交(친교)란, 말 그대로 ‘친하게 사귄다’는 말이다. 후보자들은 한번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거짓 탈을 쓰고 유권자인 민중들과 친해지려고 밤낮 가리지 않고 부녀들이 계모임만 해도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고 읍소하며 포옹하고 악수세례를 퍼붓는다. 어둠에 자식으로 변모한 것이다.

 민중을 너무 모르는 소리다. 유권자가 사탕발림 말에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민중이 원하는 것은 얼마나 정의롭게, 얼마나 청렴하게, 얼마나 진솔하게, 정치를 펼 수 있는가에 마음이 맞춰 있다. 그런데 후보자들은 어리석게도 이점을 알지 못하고 달콤한 말로 惑世誣民(혹세무민)하며 친교 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들의 게임이 너무 어설프다. 국회 경험이 있는 후보는 내가 국회에서 지역살림을 위해서 예산을 얼마 가져왔다고 너절한 자랑을 일삼는다. 그것도 모자라 자기나 되니 가능했다고 설명까지 토를 붙인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말인가?

 참으로 걱정스럽다. 정치 신출내기는 전임자를 상대로 해놓은 것이 없다며 자신 같은 참신한 사람이 나가야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열변한다. 신출내기가 일을 하면 얼마나 할 것인가? 그냥 정치판에 오염되지 않고 지역을 위해 혼신을 바치겠다고 호소하면 되는 것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민중이 선량을 뽑아 줄 때는 국회에 가서 일을 열심히 하라고 선택하며, 그러한 막중대사를 잘 헤쳐 갈 후보를 선출한다. 그런데 자기가 당선해야 일을 잘하는 것처럼 민심 호도를 당연시하고, 상대후보는 타락한 후보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이며, 후진적 정치를 면치 못하는 원인으로서 그들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올바른 선택으로 유권자 권리를 찾자. 정치인들을 민중들은 이렇게 호칭한다. ‘앉아도 거짓말, 서도 거짓말’이라고. 또 ‘썩는 냄새 진동하다’고. 얼마나 냉철한 표현이며 비참한 평가인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정치인이 非一非再(비일비재)하다. 어느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유권자와 당에서 준 공천을 박00 의원이 줬다고 스피카에 대고 자랑하여 민주당과 유권자를 처참하게 만들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공항 귀빈석을 폼 잡고 드나들고, 고속철을 자가용 굴리듯이 하려는 편협하고 조잡스런 치졸한 생각으로 국회의원하려고 하면 안 된다. 또 그런 국회의원이 우리 주변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이 그러한 사고방식을 지닐 때마다 민중을 ‘賤民化(천민화)’ 시키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성경 요한 복음서에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고 했다.

 귀한 음식과 귀한 대접을 받아도 다 썩어 없어질 권력이다. 인간 정치인으로 길이 남아 후손들에게 대접 받는 귀한 양식으로 거듭 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