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책위 의장 이용섭 의원(교과위원)이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학술원이 현재까지 ‘출판 및 인쇄진흥법’을 위반하며 도서 463억5천만원 어치의 책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 2003년 2월 ‘출판 및 인쇄 진흥법’을 제정하고, 책값의 과열 인하 경쟁에 따른 학술·문예 분야의 고급서적 출간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점들이 출판사가 정한 도서의 가격대로 팔도록 강제하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었다. 다만, 온라인서점에 한해 출간 1년 이내의 서적을 신간으로 분류해 10% 가격 할인을 해주는 것은 가능했다.

 대한민국학술원은 ‘기초학문육성 우수학술도서 선정 및 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선정된 신간 도서들을 정가의 20% 할인된 금액으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463억 5천만원 상당의 구매 계약을 출판사에 통보하고, 전액 계좌이체로 대금을 결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섭 의원은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시행규칙 제9조의2(간행물의 유통질서)에 따르면, 물품, 마일리지, 할인권, 상품권 등을 통해 추가로 1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학술원은 이에 대한 법 해석을 잘못하여 별도의 추가할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출판사에 도서 정가의 20% 할인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李 의원은 “대한민국학술원은 도서 선정 및 구매 기관이라는 우월적 지위로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가격인하를 요구해 왔다”며 “앞으로는 도서 구입 계약에 있어 출간 18개월 미만의 도서 구입 시 도서정가제를 준수하고, 필요한 경우 마일리지 등 법에서 정해진 방식을 통한 예산 절감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민행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