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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섬 -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가거도"
우리나라 최서남단 생태 보물창고…패총 등 신석기 유물 출토
 
이민행 대표기자 기사입력  2012/03/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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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가도 뱃길의 끝이 보이지 않는 섬"
 아름다운 섬 가거도는 섬 전체가 절벽으로 형성 되어 웅장하고 기괴한 절경과 함께 ‘섬다운 섬’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섬 전체면적은 9.18㎢, 해안선 길이는 22㎞에 이르며 사방이 청정자연 상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서남단 섬인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는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145km, 뱃길로는 126마일(233km) 가량 떨어져 있는 곳으로 쾌속선으로 약 5시간 정도 걸린다. 가거도 뱃길의 중간쯤에는 흑산도가 위치하는데, 예전에는 일단 흑산도까지 가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 6시에 출항하는 일반여객선을 약 5시간 동안 타고 가야만 가거도에 당도할 수 있었다. 
 예전 사람들은 가거도를 두고 “가도 가도 뱃길의 끝이 보이지 않는 섬”이라고도 하고, 다시 뭍으로 나오기도 쉽지 않은 탓에 “가거든 오지 마라”는 애환이 깃든 섬이다.


 가거도는 조태일 시인의 ‘너무 멀고 험해서 오히려 바다 같지 않는...’으로 시작되는 ‘가거도’란 시처럼 실제로 가거도에 한번이라도 다녀온 사람들은 실감하게 된다.
 가거도는 면적이 9.18㎢에 해안선의 길이는 22km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행정구역상의 마을은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이며, 법정리로는 대리(가거도 1리), 항리(가거도 2리), 대풍리(가거도 3리) 등의 3개 자연부락에 5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면출장소, 우체국, 보건소, 초·중학교 등의 행정관서와 여관, 슈퍼, 음식점, 항만 등은 대리에 몰려 있으며, 항리에 50여명과 대풍리에 3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사는 집보다도 빈집이 훨씬 더 많다.
 가거도에는 이미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항리마을 부근에서 패총과 함께 돌도끼, 돌바늘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또한 이 섬은 ‘닭울음소리가 들릴 만큼’ 중국 땅과 가까워서 신라시대에는 당나라를 오가는 교역선의 중간기항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뭍에서 사람들이 건너와 본격적으로 살게 된 것은 1800년경부터였다. 당시 이곳에 처음 들어온 나주 임씨(林氏)는 지명을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의 가가도(可佳島, 또는 嘉街島)라 붙였다고 한다. 1847년부터 ‘가히 살 만한 섬’이라는 뜻의 가거도(可居島)로 불렸고, 지금은 일제가 행정지명으로 붙인 ‘소흑산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소흑산도’란 이름을 듣기조차 싫어해서 여전히 ‘가거도’라 일컫는다. 
 가거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산이다. 신안군의 최고봉인 독실산(639m)이 손바닥만한 섬의 한복판에 솟아 있어서 해안조차도 죄다 깎아지른 암벽이다. 이렇듯 지형이 험하다보니 전체면적의 3~4%에 불과한 농경지도 집 주변의 텃밭이 대부분이다. 
 가거도는 섬 대부분이 후박나무 군락지를 이루고 있으며 약재로 쓰이는 후박나무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공급하는 가거도의 주요특산물이다. 또한 굴거리나무, 천리향이 널리 분포되어 있고, 이 외에도 음양곽, 현삼, 목단피, 갈근 등의 희귀약초가 자생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 흰날개해오라기, 바다직박구리 등 희귀 조류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때 묻지 않은 '가거도 8景'… 대물 터지는 천혜의 낚시터
 숲이 울창하고 해안마다 절경을 이루는 가거도는 관광지로서도 홍도(紅島) 못지않은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홍도의 풍광이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여성미를 보여준다면, 가거도의 자연은 굵고 힘찬 남성미를 느끼게 한다. 


 특히 독실산 정상, 장군봉과 회룡산, 돛단바위와 기둥바위, 병풍바위와 망부석, 구정골짝, 소등과 망향바위, 남문과 고랫여, 국흘도와 칼바위 등의 가거도 8경은 홍도33경에 비견될 만한 절승이다. ‘개발의 광풍’도 미약해서 순박한 인심과 때 묻지 않은 자연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모래가 깔린 해변은 아예 없고, 대리 쪽의 길지 않는 갯돌 해변마저도 대규모 항만공사로 인해 반 이상이 사라져버렸다. 
 사실 농토가 거의 없는 가거도 주민들은 천상 바다에 의지하여 생계를 꾸려나갈 수밖에 없지만, 고기를 잡는 일도 생각만큼 수월하지가 않다. 대리를 제외하고는 마을 선착장에 방파제가 없을 뿐더러 일손 또한 부족해서 고깃배를 운용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가거도는 섬 전역에 산재한 갯바위와 여(礖/암초)가 천혜의 낚시포인트다.
 어족자원의 천혜 보고라고도 불리는 가거도는 사방이 모두 일급포인트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어종이 풍성하여 전문낚시인들의 사랑 받는 명소이며 갯돔은 6월부터 10월, 감성돔은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이며, 돗돔이라 불리는 다근바리는 80kg에 달하는 대물도 잡은 기록이 있다. 방어는 9월초에, 볼볼락은 사철 낚을 수 있으며,그 외에 붕장어, 농어, 우럭도 잡을 수 있다.


 또한 배를 타고 선착장에서 회룡산과 장군바위 사이를 빠져나가면 녹섬, 돛단바위, 섬등반도, 납덕여, 망부석(모녀바위), 검은여(손가락바위), 개린여, 칼바위, 빈주암, 남문 등 끝없이 펼쳐지는 크고 작은 절벽과 기암괴석 행렬이 이어진다. 어선이나 낚싯배를 빌려 타는데 1인당 2~3만원씩을 받는다. 바위의 형상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런 형상 제각각에 이름이 붙어있고 전설과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다에선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까지 보인다. 
 최근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등반도는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주요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또한 청정해역과 풍성한 해양자원으로 스킨스쿠버 매니아들의 다이빙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교통정보 : 목포↔가거도 / 목포항에서 동양훼리(061-243-2111)와 남해고속(061-244-9915)의 가거도행 쾌속선이 각각 홀수일(동양)과 짝수일(남해)에 1회(오전 8시) 왕복 운항한다. 도초·비금도, 흑산도, 홍도, 상·하태도 등을 거쳐 가거도까지는 4시간 30분~5시간 소요.


◎가거도 8경
◈제1경 독실산

 해발 639m의 신안군에서 제일 높은 산인 '독실산'은 고산지대의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고 등산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거거고'의 대표적 자랑거리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에 펼쳐진 수평선이 아름답다.
◈제2경 회룡산


 가거도의 창조 설화가 담겨있는 회룡산은 가거도의 대문격인 1구마을 대리항의 우측 끝이 용의 머리 형상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남쪽으로 구불구불 뻗어 내려가 ‘녹섬’을 용의 꼬리 삼아 내려앉은 가거도의 명소이다.
◈제3경 돛단바위
 두개의 직벽이 물 위에 떠있어 마치 돛을 달아놓은 것 같은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 큰 돛들은 직사각형으로 높이 약 20m, 너비 약 10m나 되며, 앞돛은 삼각형으로 높이 약 15m, 너비 약 6m에 어느 쪽에서 보나 바람을 품은 돛과 같다.


◈제4경 섬등반도
 향리 마을의 가장 큰 볼거리인 ‘섬등반도’는 동쪽으로부터 뻗어 내린 기암절벽의 반도로서 그의 장엄한 자태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제5경 구곡앵화(九谷櫻花)
 독실산으로부터 뻗어내려온 V자형의 큰 골짜기 안에 또 크고 작은 아홉 골이 있어 ‘구곡앵화’로 불립니다. 봄철의 살구꽃 풍경은 조선시대의 명화 ‘꿈에 본 도원’을 연상케 한다.


◈제6경 소등의 일출
 소등(昭燈)은 밝아오는 산비탈이란 뜻입니다. 이 소등은 길이 150m에 넓이 30m 가량의 묵석 자갈밭으로 일출시 장관을 이룬다. ‘소등’의 산비탈 바위 속에서 솟아오르는 차가운 약수는 만병에 효험이 있다하여 인기기 있습다.
◈제7경 남문
 향리 마을에서 동쪽으로 돌아가면 남문 맞은편에 용바위가 있다. 이 용바위의 굴을 물성굴 또는 용문이라 불렀는데 현재에 와서 서울 남대문을 닮았다하여 ‘남문’이라 부르고 있다.
◈제8경 국흘도
 국흘도는 등대 앞에 산재해있는 대국흘도, 소국흘도, 개린여, 두억여, 검은여를 말한다. 특히 대국흘도에는 희귀조류들의 서식지이며 고급어종의 낚시포인트로 바다낚시 애호가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민행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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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3/27 [18:35]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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