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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고蘆嶺鼓-金樽美酒 금잔의 술은 백성의 피
 
이민행 대표 기사입력  2022/09/1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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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술판 정치’ 바람직한가?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優柔不斷

 9월은 1898년 황성신문이 창간되었고, 1919년 강우규 의사가 일본 총독을 저격한 달이고, 1921년 김익상 의사 일본 총독부 폭탄을 투여했고, 1945년 남북이 3·8선으로 분리 되었고, 1945년 미국 군정이 개시되었고, 1966년 월남전 백마부대 파견 상륙했으며, 1969년 반일 데모 일본대사관 침입 사건이 있었고, 1969년 3선 개헌안 변칙 통과했고, 1980년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했고, 1983년 소련 미사일 대한항공 공격 추락한 달이다. 

◈술판 정치 바람직한가?

 요즘 정치권이 술로 인해 여러 말이 많다. 술은 즐거운 마음으로 마셔야지 마냥 즐기고 좋아하면 탈이 난다. 필자도 무슨 사연이 있어 약 7년 정도를 365일 술을 마셨더니 탈이 나서 3회에 걸쳐 치료 및 수술을 받아야 하는 고통을 겪었다.   

 詩仙 李白은 “兩人對酌山花開 一杯一杯復一杯(양인대작산화개 일배일배부일배) 꽃 피는 산에 마주 앉아서, 한잔 하세 한잔 하세 또 한잔 하세”라며 읊으며 술을 좋아했으나 아름다운 마음으로 즐겼다.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술 마셨다는 보도가 있었고, 술로 인해 지각 출근했다는 보도도 있었고, 김무성 전 대표와 다툼이 있었다는 보도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후보 당시에 거친 말을 했다는 보도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6년 송로버섯 오찬 잔치를 벌여 된서리를 맞은바 있다. 그 당시에는 유례없는 6월 폭염으로 국민들이 시달리고 있는 때였다. 땅속 생 송로버섯은 1kg에 1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호텔에서 송로버섯 스프 가격이 1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춘향전에 이몽령이 어사로 출동해 탐관오리를 징벌하며 “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膏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금준미주천인혈 옥반가효만성고 촉루락시민루락 가성고처원성고), 금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천백성의 피요, 옥쟁반에 담긴 요리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대에 촛농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랫가락 높은 곳에 백성들 원성도 높다”고 했다.

 정치인과 사회지도층이 옷 벗어 제치고 호탕하게 웃으며 술 마실 때 민중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그들이 값 나가는 좋은 안주 씹을 때 민중은 죽고 싶은 마음으로 손가락을 깨물고 있었으며, 그들이 술 마시고 안주 먹고 입술 닦을 때 민중은 옷소매에 눈물을 훔쳐 적셨으며, 그들이 술 기운이 거나하게 올라 즐겁게 웃을 때 민중들의 원성하는 목소리가 북한산에 메아리쳤다.

 정치인들이 마시는 술이 백성의 애환을 씻어주고 그들의 말을 겸손히 들어주는 위안의 술자리가 되었으며 얼마나 좋겠는가? 애주가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대통령은 늘 깨어있어야 한다며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되새겨 봐야 할 살아있는 교훈이다.

 논어에 “君子 和而不同하고 小人 同而不和(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 군자는 남과 화합하되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되 화합하지 못한다”고 했다. 술을 과다하게 마시면 우쭐대는 근성이 살아나 옳지 못한 일임에도 박수치며 의기투합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이것보다 附和雷同(부화뇌동)이라고 한다.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태종 이방원(李芳遠)이 야인 시절 정몽주(鄭夢周)를 처살 하기 전에 何如歌(하여가)를 지어 보냈다. 내용은 “此亦何如 彼亦何如 城隍堂後垣 頹落亦何如 我輩若此爲 不死亦何如 이런들 또 어떠하리, 저런들 또 어떠하리. 성황당 뒷담이 무너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죽지 않은들 어떠하리.”라고 했다.

 권력을 쟁취하는데 ‘이러면 어쩧고 저러면 어쩧냐’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권력을 쥔 ‘태종 이방원은 조선 3대 왕에 올랐고 위대한 사회과학을 중흥시킨 세종을 낳았다. 그러나 이후 권력 쟁취를 놓고 ‘이런들 또 어떠하리, 저런들 또 어떠하리’라는 혼이 이어지며 세조 왕위 찬탈이 있었고 각종 사화(士禍)를 일으켜 많은 왕이 바뀌었다.

 현세에도 태종 이방원의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의 논리로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이했으나 이승만 대통령은 친일세력을 중용하여 ‘반민특위’를 해산 시켜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뿐이랴 ‘뒷담이 무너진들 어떠하리’라며 수도권 방위 군대를 출동시켜 군사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쟁취하면서 무수한 국민들이 고문과 감옥살이 박해를 당했다.

 그래도 깨어 있는 국민들이 있어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탄생시켰으나, 정권이 바뀌면 민주주의라는 희미한 미명(微明) 아래 탄압과 보복이 일상화되고 있는 서글픈 현실이다.

 민주주의란 백성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말하며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장관도, 모두 국민일 뿐인데 국민이 국민을 옥죄이는 정치 현실을 보면 이 땅에 국민이란 게 부끄럼 마음이 앞선다.

 하기야 권력의 특성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형제도 친구도 양심도 신의도 부끄럼도’ 없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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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9/15 [05:51]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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