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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고蘆嶺鼓 - 慘·慙·懺 ‘아비규환 절규하는데’
 
이민행 대표 기사입력  2022/11/1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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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어 떠난 영혼도 아닌데

지은 죄업 지금이라도 참회해야

간곡懇曲·간절懇切·간구懇求 하옵니다

◈序詩

  시경에 “匪鷄則鳴 蒼蠅之聲(비계칙명 창승지성), 못된 닭이 울면 쉬파리도 덩달아 운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슬퍼 우는 분들이 많지만 왠지 그 속에 참으로 슬퍼 우는지 묻고 싶은 사람도 있어 옮겨본다.

 금년 11월에는 참(참혹할慘), 참(부끄러울慙), 참(뉘우칠懺), 간(힘쓸墾)이란 글자가 서럽게 가슴을 치며 자꾸 스친다.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慘死(참사)라는 慘變(참변) 일어나자 事故(사고)가 났다고 했다. 맞다 死苦(사고)가 났다. 죽음의 고통이 일어났다. 그것도 어떤 기계적 재앙이나 천재지변도 아닌 사람들에게 억눌려서 말이다. 그들이 숨을 거둘 때까지 얼마나 무서웠고 고통이, 상상만 해도 아니 상상조차 하기 싫다.

 더 비통한 것은 대통령이 말한 事故(사고)로, 慘事(참사) 즉 비참(悲慘)하고 참혹(慘酷)한 일이 벌어졌다. 치안이 버젓이 살아있는 나라에 의해서 慘憺(참담)하게 울부짖는 아비규환(阿鼻叫喚) 목소리가 서울 한복판에서 절규하며 숨을 거뒀을 것이다.

 慘死(참사), 참사가 일어날 때 대통령 사저 한남동 빈집을 경찰관 200명이 지키고 가운데 이태원에서는 차마 눈 뜨고 보고 들을 수 없는 슬프고 처참한 죽음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慙死(참사), 이 나라에 살고 있는 게 부끄러워 수치스런 모욕을 견디기가 힘들어 죽고 싶은 심정을 가진 국민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慘史(참사), 슬프고 슬픈 비참(悲慘)한 역사에 산다는 게 고통스럽다. 대한민국 보수정권에서 수많은 선량한 국민들이 이승을 떠났다. 이승만 정권에서 박정희 정권에서, 전두환 정권에서, 김영삼 정권에서,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에서, 그리고 최근 윤석열 정권까지 수많은 국민이 참혹(慘酷)하게 이승을 떠났다.

 懺悔(참회), 슬프고 비참한 처참(悽慘)한 역사가 거듭되었지만 지금까지 어느 누구 하나 뉘우치는 자가 없다.

 李白은 벗을 보내며 “浮雲遊者意 落日故人情(부운유자의 낙일고인정), 떠나는 자의 뜻은 떠나는 구름 같고, 떨어지는 해는 보내는 사람의 정이다”고 했다. 이 땅을 떠난 애석한 국민들이 떠나고 싶어 영혼으로 떠난 것도 아니고, 부모형제 친우들이 보내고 싶어 보낸 마음도 아니니 더욱 더 서글픔이 떠나지 않는다.

 논어에 “其言之不怍, 則爲之也難(기언지부작 즉위지야란), 자신의 말에 대해 부끄러움을 가지지 않으면, 부끄러움을 실천하기 어렵다”고 했다. 羞惡之心(수오지심), 정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자.

◈祝願

 어찌할꺼나! 어찌할꺼나! 어찌해? 배달기원 5919년, 단기 4355년 10월 5일, 서력 2022년 10월 29일 대한민국에서 또 말로는 표현할 길이 없는 비통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10월 29일 저녁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사건으로 희생된 156명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안타깝게 부상당하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이승만 정부 시절 서울 종암초등학교 3학년 임동성 학생과 수성초등학교 6학년 전한승 학생을 비롯한 산화하신 186분.

 박정희 정부 시절 1970년 서울 마포 와우 아파트 붕괴 33분, 1971년 대연각호텔 화재 168분, 1974년 대왕코네 화재 88분, 1977년 이리폭발사고 59분.

 전두환 군부 독재 당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사망하신 167분과 대한항공 보잉707 폭발사고 93분.

 김영삼 정부 시절 1993년 10월 10일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 서해훼리호 침몰 사건으로 희생하신 292분, 서울시 서초구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참변 당하신 502분,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붕괴로 참변 당하신 32분, 1995년 4월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 101분.

 이명박 정부 시절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로 참변 당하신 192분.

 박근혜 정부 시절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해역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희생하신 어린 학생 등 304분.

 앞서 가신 분들에게 명복을 빌며 극락왕생과 천국에 임하시기를, 또한 부상 후유증으로 정신적·신체적으로 고통 받고 계시는 분들의 빠른 쾌유를 두 손 모아 간곡(懇曲)히 간절(懇切)히 간구(懇求) 하오며 기원합니다.

 願滅 四生六道 法界有情 多劫生來 諸業障 我今懺悔 稽首禮 願諸罪障 悉消除 世世常行 菩薩道 원하옵나니 우리 모두 예부터 지은 죄업 지금 참회 하옵고 머리 숙여 예배드리오니 모든 죄업 소멸케 해 주시고 세세생생토록 좋은 인간으로 살게 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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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1/12 [21:21]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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